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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원·노시환 “독수리 군단 '비상' 命 받았습니다” - 문화일보

■ 한화 재건 나선 두 ‘젊은피’

실내훈련장서 서로 조언·격려
지난해 꼴찌 수모 씻으려 독기

정·노 “수베로 감독 배려 세심
번역기 돌려 한국어 카톡 소통”

한화는 지난 시즌 프로야구 꼴찌의 수모를 겪었고, 대수술에 착수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태균(39)이 유니폼을 벗는 등 베테랑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그리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육성 전문가’로 꼽히는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을 영입했다. 구단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 한화는 20대 초중반의 ‘젊은피’가 주축인 젊은팀으로의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1일 오픈한 거제 스프링캠프는 젊은팀의 산파이자 요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 체질 개선의 키는 2000년생 내야수 정은원과 노시환. 정은원이 1월생이기에 형, 12월생인 노시환이 동생. 둘은 소문난 단짝으로 항상 붙어 다닌다. 전날 밤부터 내린 비는 1일 오후까지 그치지 않았다. 한화는 숙소인 거제 한화리조트 벨버디아에서 실내훈련을 진행했고 정은원과 노시환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둘은 서로 자세를 고쳐주고, “조금만 더 힘내자”면서 격려했다.

정은원과 노시환은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껌딱지’로 공인됐다. 2019년 입단한 노시환의 첫 스프링캠프였고, 그래서 설레는 한편 두려웠다. 그런데 1년 먼저 한화맨이 된 정은원이 손을 내밀었다. 정은원은 “내가 처음 스프링캠프에 갔을 때 또래가 없어 힘들고 외로웠기에, 지난해 캠프라는 걸 처음 경험하는 노시환을 돌봐주고 싶었다”면서 “노시환이 성격이 좋아 나를 잘 따랐다”고 설명했다. 올해 스프링캠프는 우애를 더욱 두텁게 할 수 있는 기회.

정은원과 노시환은 입단하자마자 1군 선수가 됐다. 정은원은 2018년 데뷔해 98경기, 노시환은 2019년 데뷔해 91경기에 출장했다. 그런데 정은원의 지난 시즌은 엉망이었다. 손목 요골 골절 등 잦은 부상에 시달려 시즌 내내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했다. 웨이트트레이닝에 주력하는 이유. 정은원은 “지난해엔 (결장 기간이 길어) 야구가 그리웠다”면서 “그래서 이번엔 스프링캠프에 앞서 몸 만드는 데 공을 들였고, 앞으로도 계속 체력과 근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교 시절의 독기를 되살리겠다”면서 “수베로 감독께서 당부하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신념을 가져라’라는 말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노시환은 ‘김태균의 후계자’로 불린다. 185㎝, 96㎏의 당당한 ‘하드웨어’가 자랑거리. 그래서 김태균은 한화의 차세대 4번타자로 노시환을 지목했다. 노시환은 “한화의 상징이었던 선배가 은퇴하면서 새로운 4번타자에 대한 팬, 구단의 기대가 커졌다. 대선배가 저를 언급해주셔서 욕심이 나고 동기부여가 된다. 선수라면 누구나 정상에 오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리고 해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세심한 배려로 선수단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1일 첫 상견례, 그리고 카카오톡. 정은원은 “(감독께서) 실패, 두려움, 신념에 대해 한국어로 카톡을 보내주셨는데 표현이 무척 서툴렀다”면서 “번역기를 활용하신 듯한데, 그게 오히려 가슴에 더 와 닿았다”고 말했다. 정은원은 “영어로 답장을 보내려고 했는데 한계에 부딪혀 친척 누나의 도움을 받아 영어 카톡을 보냈다”면서 “그렇게 해서 (감독과) 몇 차례 의미 있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중간에 감독께서 내가 영어를 잘하는 줄 알고 전화하실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노시환은 “(감독께서) 한국어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신념을 갖자는 카톡을 보내주셨는데, 나는 번역기 없이 내 실력으로 ‘한국에 오신 걸 환영하고 우리의 목표는 우승입니다’라는 영어 카톡을 보냈다”고 귀띔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목표를 향해 땀을 흘리고 질주하기 시작했다. 정은원은 “도루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버리고 올 시즌엔 두 자릿수 도루에 성공하고 싶다”면서 “물론 모든 면에서 팀에 보탬이 되는 효율성 높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노시환은 “김태균 선배가 은퇴했지만, 한화 타선의 폭발력이 여전하다는 걸 입증하겠다”면서 “올해는 홈런 25개가 첫 목표”라고 밝혔다.

거제 =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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